결론 : 대학별 고사(실기, 면접, 논술, 적성 고사 등)를 평일에 치를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따른 고교 및 대학 등 현장의 많은 변화 예상(뇌피셜)
지난해부터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이 시행되었다. 이에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곳 중의 하나가 바로 "대학"이다.
올해 수시 원서 접수 후부터 각 대학은 면접, 실기, 논술 시험 등으로 인하여 한창 바빴다. 특히 학생들의 학교 교육 등을 고려하여 시험이 대부분 주말에 있었기 때문에 주말에도 대부분 주말에도 출근했다.
그런데 내년부터는 주 최대 근로시간 52시간 규정을 주요 내용으로 한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라 앞서 언급한 대학별 고사(면접, 실기, 논술 등)를 평일로 옮겨서 시행할 수도 있지 않을까?
대학 입시는 "대입 3년 예고제"를 통해 보통 사전에 고지가 된다.
(※"대입 4년 예고제"가 2019.4.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현재는 4년 예고제의 적용을 받지만, 올해의 입시는 "3년 예고제"를 기준으로 시행됨)
현 중3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학생 및 학부모들이 대입을 미리 알고 그에 따라 준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 그해 11월 말(대학입학 3년 3개월 전)까지 대입 전형 정책의 틀을 공개한다.
2. 고1 8월 말(2년 6개월 전)까지 대교협(각 대학 총장들의 협의체)은 "대입 전형 기본사항"을 대학별 게시판에 공지한다. 세부적인 내용은 포함되지 않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2년 6개월 후 이런 식으로 학생을 선발할 계획"이라는 점을 밝히게 된다. 보통은 수시 및 정시 모집 비율, 전형별 모집인원 등 큰 윤곽을 중심으로 고지가 된다.
3. 고2 4월 말(1년 10개월 전)까지 각 대학에서는 대학 입학처를 통해 "대입전형 시행계획(전형계획)"을 발표한다. 이를 통해 각 전형별 구체적인 모집 방법, 수능 응시 영역 등에 대하여 "대입 전형 기본사항"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안내한다. 대학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전형계획과 "수시 또는 정시 모집요강"이 동일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때쯤 대학에서는 실제 입시를 치르게 되는 해의 일정(대학별 고사 일정 포함)을 정해 놓게 된다.
4. 고3 4월 말(9개월 전)에는 수시 모집 요강이 발표되며 8월 말(6개월 전)에는 정시 모집 요강이 발표된다.
굳이 이렇게 길게 대입 일정을 안내한 이유는 작년에 주 52시간 근무가 도입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각 대학에서 이를 적용하지 못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이다. 앞서 언급한 "대입 3년 예고제"에 따라 각 대학의 일정은 이미 개정근로기준법이 적용되기 전에 확정이 되었다. 수험생의 혼란을 막고 전형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올해까지는 대학에서 사전 고지한 일정대로 대학 입시를 치르게 되었을 것이다. (물론 규모별 단계적 시행에 따른 결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학 입학처 직원을 비롯한 사정관들의 주말 근무로 인한 피로도 등의 증가로 인하여 내년부터는 현 상황을 유지하기가 어렵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만약 실제로 대학별 고사 일정이 평일로 변경이 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1. 고교 : 현재도 수능 이후의 고3 교실은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은 그저 수업 일수를 채우기 위해 등교하고 학교에서는 그런 학생들을 강력하게 통제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대학별 고사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하고 12월까지 학기에 해당하는 수업이 진행되어야 하므로 학생들도 어느 정도는 구색은 갖추는 편이다.
하지만 대학별 고사가 평일로 변경된다면? 학생들은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기 위해 수업 참여가 어려울 것이며, 수시 지원자들의 수업 불참 등으로 인하여 수업 분위기는 더욱 어수선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군다나 수능 이후로 2학기 기말고사를 미룬 고교들의 경우 학생이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기 위해 고교의 지필고사에 미응시하게 되고 이에 따라 3학년 2학기 성적 산출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학생들이 특정 대학의 고사 일에 결석하게 되면 다른 학생들이 그 학생의 지원 대학을 알게 된다는 점 같은 것은 매우 부수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 외에도 고등학교 단위에서는 운영에 있어 큰 변화가 예상된다.
2. 대학 : 대학별 고사를 치러야 하는 일자가 주말로 고정이 되다 보면 시험을 치를 수 있는 일자가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한 학생이 오전에 A 대학의 논술을 치른 후 퀵 오토바이를 타고 B 대학에 응시하는 등의 상황이 발생한다. 그런데 대학별 고사 일을 평일로 옮기게 된다면 수험생들의 선택권이 더욱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와 같이 대학별 고사 일이 중복되어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하지 못하는 현상은 줄어들지 않을까? 물론 그런데도 경쟁대학과 일정이 겹치도록 배치하여 수험생이 불가피하게 한 대학을 선택하도록 만드는 상황을 유지할 수도 있지만...
주 52시간은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의 연장근로 시간도 포함되어 있음으로 평일에 운영하게 되더라도 필요한 인력을 추가로 채용해야 할 수도 있다. 아무래도 단기 근로 형태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이에 따른 대학의 소요 예산이 증가함에 따라 교육부 등에 해당 비용의 요청이 증가할 수도 있겠다. 또는 52시간 제외를 고용노동부에 요청할 수도 있다.
3. 사교육업계 : 수능 이후에는 대학별 고사를 대비하기 위해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특강들이 개설된다. 시험이 주말에 있기 때문에 평일에 짧으면 하루 길면 3~4일까지 특강을 실시하는데 이를 사전에 신청을 받아 접수하고 있다. 대학별 고사 일정이 평일로 옮기게 되면 이런 특강들을 더욱 잘게 쪼개 오전 특강 후 오후 시험 응시를 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각 학원에서는 준비하지 않을까? 극단적인 경우까지 고려해 보면, 당장 수능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을 대상으로 특강을 진행하고 그다음 날 대학별 고사에 응시하도록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처럼 대형학원을 중심으로 수험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개발과 경쟁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상과 같이 정부에서 의도하지는 않았으나 주 52시간 근무제의 도입으로 인하여 대입 환경 자체에 큰 영향력을 미침으로써 많은 변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보았다. 물론 아직 확정된 것도 없고 대학에서 논의 중인지도 알 수 없으나 가능성이 없다고 확증할 수도 없다.
다만 "이런 가능성이 있음으로 이를 고려하여 각 고교의 학사 및 수업 일정 등을 고려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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