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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부종합전형의 선발 인원이 증가하면서 사교육 시장은 다양한 상품을 내놓으며 발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학원 여기저기서 "서울대 00명 합격!", "수시 컨설팅 이용 후 내신 00등급 00대 합격!" 등과 같은 광고를 하는 가운데 대입에 대한 열망이 있는 수험생과 학부모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고액의 상품을 덜컥 결제하고는 한다. 그런데 막상 컨설팅을 이용한 사람들의 후기를 살펴보면 그만큼의 만족도 높은 평가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정확한 통계 자료도 없다. 예를 들어 "서울대 10명 합격!"이라고 홍보한 업체의 결과가 10,000명을 상담한 결과인지, 10명을 상담한 결과인지도 알 수 없다. 심지어 상담한 학생들이 일반고인지, 자사고인지, 특목고인지, 성적은 어떤 학생이었는지 등도 모른 채 서울대 합격자 수만 보고 컨설팅을 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사교육만 컨설팅 결과가 부정확할까? 공교육, 심지어 수시 박람회에서 받은 대학 입학사정관의 상담 결과도 마찬가지이다. 입시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학생부종합전형에 대한 상담 결과는 왜 이렇게 틀리는 경우가 많을까?

이 질문에 대한 대략적인 답변을 추정해 낼 수 있는 연구 논문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2019년에 인하대학교 입학사정관이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직업능력개발연구에 발표한 "대학입학사정관의 평가 전문지식에 관한 휴리스틱 과제분석 연구"라는 논문이다. 

대학입학사정관의 평가전문지식에 관한 휴리스틱 과제분석 연구_2019.pdf
0.52MB

26페이지 분량의 내용을 천천히 살펴보면 입학사정관이 학생부종합전형 서류 평가 시 학생을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하여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다. 논문 내용에 따르면 대학 입학사정관의 학생부종합전형 서류평가 과정은 크게 1) 지원자의 경향 파악, 2) 제출서류 확인 및 학생 평가, 3) 평가 결과 재확인, 4) 위촉사정관과 평가 및 협의의 4단계로 구성된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1)번 지원자의 경향 파악이다. 수시 대학 박람회의 입학사정관이 평가한 내용이 틀릴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즉, 해당 대학 모집 단위에 올해 지원한 어떤 경향을 가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한 학생의 정보만으로 합격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오차의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다. 특정 대학에서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쌓은 입학사정관도 그럴진대 다른 평가자들이야 오죽할까? 

 

또 하나의 변수는 "면접"이다. 면접이 없는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서류가 가장 중요한 평가 요소이겠으나, 면접이 있는 대학에서는 면접 결과에 따라 보통 30~40%의 학생들의 합격·불합격 결과가 달라진다. 서울시립대에서 올해 교사 대상으로 발표했던 자료를 살펴보자.

출처 : 2020년 UOS 교사 대상 사례 공유 컨퍼런스 중

위의 내용을 살펴보면, 1단계 서류 평가에서 2~4배수에 있었던 학생들이 최종적으로 합격하는 비율이 30~4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이것의 의미는 서류 평가에서 합격권에 있던 학생들이 면접의 영향력으로 불합격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물론, 대학과 모집 단위별 특성에 따라 구체적인 비율은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서울대나 고려대 등 최상위권 대학에서는 문제 제시 면접을 하지만 서울시립대는 제출 서류 기반 면접을 한다. 이런 경우 대부분의 학생은 본인이 면접을 잘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대학에서는 그렇지 않았다고 평가하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2019년에 고려대에서 발표한 "2020학년도 면접 영상"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고려대 2020학년도 면접 영상(전형별 면접 영상 별도 확인) - http://bit.ly/korea_interview1

 

인재발굴처

메인

oku.korea.ac.kr

핵심은 "본인이 생각하는 정답"이 아니라 "입학사정관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많은 수험생이 그저 "답변"을 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기 때문에 실패를 겪게 되므로, 면접을 잘 봤으나 불합격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처럼 학생부종합전형은 다양한 변수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컨설팅의 효과가 두드러지기 어렵다. 학생에게 맞는 전형과 대학 및 학과 정보 등을 얻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겠으나 사실 이런 부분은 요즘 조금만 발품, 손품을 팔면(대학이나 학교, 인터넷 등을 통해) 쉽게 구할 수 있으므로 굳이 컨설팅을 받을 필요는 없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고액의 사교육 컨설팅을 받기보다는 학교나 대학 등 OFFICIAL 한 출처를 통해 정확한 정보를 얻고 자신에게 맞는 대학 및 학과를 선택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일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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