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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수능은 대입을 어떻게 바꿨나? 수시 지원 판단이 어려워졌다

Ipsiteller 2022. 3. 24.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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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서울 모 고교에서 진행한 설명회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를 바탕으로 2023학년도 대입에 대한 의견을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작년부터 말이 많았던 정시 교차지원은 결국 통합 수능의 영향으로 발생한 현상이었습니다.

 

문제는 그 영향이 단순히 교차지원으로 인한 인문계열의 불리함이라는 현상으로 그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할지 두고 봐야 알겠습니다만... 가능성이 없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정시 지원은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시 지원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습니다. 수시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정시 지원 가능 대학을 예상해야 합니다. 만약 수능 예상점수(모의고사 성적)를 기준으로 건국대, 동국대 등의 지원이 가능하다면 수시에서는 건국대를 시작으로 경희대, 중앙대를 비롯하여 높게는 서강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까지 지원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모의고사 성적과 실제 수능 성적이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100% 신뢰할 수는 없습니다만 수능 성적을 예상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객관적 자료이기 때문에 이를 기준으로 삼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하지만 예상 수능 성적이 좋지 않다면 수시에서 반드시 합격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기 때문에 교과 성적을 고려하여 안정적인 지원을 해야 하겠지요. 이처럼 예상 수능 성적(모의고사 성적)은 수시 지원을 위한 가늠자 역할을 합니다.

아니 해 왔었습니다.

진학사에서 지난 2022학년도 정시 모의지원 서비스 이용자 중 한양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지원자들의 성적을 분석한 오른쪽 그래프를 살펴보겠습니다.

평균백분위가 동일한 94%이더라도 환산점이 900점대부터 940점대까지 차이가 납니다. 특히 붉은 색으로 표시된 확통+사탐 응시자와 파란색으로 표시된 미적+과탐 응시자의 차이가 눈에 띄네요. 인문계열 모집단위에 미적/기하+과탐 성택자들이 교차지원하여 합격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수학의 영향력 때문입니다.

 

한양대, 성균관대, 중앙대 등 주요 대학에서는 인문계 모집단위에서도 수학 영역의 반영비율이 높습니다. 수학 성적을 통합하여 산출하게 됨에 따라 상위권에서는 미적/기하 선택자의 표준점수가 확통 선택자에 비해 높은 점수를 획득할 수 있었고, 특히 위에 언급한 대학들에서는 반영 비율까지 유리하기 때문에 미적/기하 선택자는 교차지원도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었습니다. 

 

실제 정시에서 활용하는 대학환산점수는 백분위보다 표준점수를 활용하기 때문에 평균 백분위가 같더라도 환산점수 상으로는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결국 미적/기하 선택자들은 동일한 평균 백분위 성적으로도 더 높은 대학 환산점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확통 선택자에 비해 유리한 입시 결과를 얻게 되었습니다.(물론 이는 단순히 과목 선택에 따른 이점이 아니라 그만큼 수학 과목에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결과이기 때문에 단순히 미적/기하를 선택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어느 대학의 결과였는지는 밝히고 있지 않지만... 위의 그림과 같이 평균 백분위 성적과 표준점수는 앞서지만 대학 환산점수상으로는 뒤로 밀려 불합격하게 되는 사례가 실제로 여럿 발생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문제는... 이런 현상으로 인해 기존의 수시 라인을 잡던 기준, 즉 평균 백분위 성적이 흔들리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작년까지 대교협에서 운영하는 어디가(adiga.kr)에서 발표한 대입 결과는 대학별 환산점수와 함께 평균 백분위 성적을 공개했습니다. 대학 환산점수는 매년 실시하는 수능의 난이도, 응시 집단의 수준 등의 요인에 의해 달라지기 때문에 평균백분위를 통해 동일한 기준을 바탕으로 지원 여부를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대의 2021학년도 정시 입시 결과를 살펴보면 인문계열은 97~98% 내외의 평균 백분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올해 서울대 인문계열 모집단위 합격자의 평균 백분위가 93~95%로 발표 된다면?

한양대 인문계열 합격자 평균 백분위가 90% 내외로 발표 된다면?

 

확통+사탐 선택자들 중 평균 백분위 90%를 획득한 학생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미적/기하+과탐 선택자들 중 평균 백분위 90%를 획득한 학생은 어떤 수시 지원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확통+사탐 선택자들이 전년도 정시 입시 결과를 잘 못 해석하게 되는 순간,

미적/기하_과탐 선택자들이 수시 지원 시 정시 교차지원을 고려하는 순간.

모두 수시 지원 시 매우 상향지원하게 되는 결과가 나타나게 될 것입니다.

 

물론, 어디가에서 실제로 어떻게 발표할지는 봐야하겠습니다만... 이전까지 대학에서 보여왔던 성의 없는 모습(?!)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문제 의식 없이 이전과 같이 발표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예상이 틀렸으면 좋겠네요..)

 

따라서, 올해 수시 지원 시에는 2022학년도 정시 입시 결과(평균 백분위)가 아니라, 이전(2021학년도 등)의 입시 결과를 기준으로 지원 여부를 가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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