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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시 종이 배치표는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Ipsiteller 2019. 11. 4.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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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 종이 배치표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생각하는 대학 및 학과 서열에 대한 고정관념" 정도로만 이해하라.

 

수능이 얼마 남지 않았다.

수능을 치르고 나면 수험생들은 대학별고사를 치르거나 치르지 않고 합격 또는 불합격의 결과를 받아들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 입시가 끝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대학입시의 마지막 기회인 정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이나 학부모들이 정시 모집에서 가장 많이 활용하는 자료는 종이 배치표이다. 종이 배치표는 대학별 환산점수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배치표가 안정화 되기 전까지 대략적인 본인의 수능 성적 기준 지원 가능 대학 및 학과를 가늠해 보는데 유용하다. 물론 평가원에서 수능 성적표를 배포하고 난 후 온라인 배치표의 이용도가 높아지면 종이 배치표의 영향력은 급격하게 감소하는 편이다.

이 자료는 소위 입시기관이라고 불리우는 사설 대형학원 또는 정보업체에서 발표하는데, 각 업체마다의 전년도 입시 결과 및 노하우 등에 따라 차이가 크다. 

 

각 기관에서 종이 배치표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이용하는 정보는 전년도 입시 결과이다. 각 기관에서 수합한 최근 몇 년간 대학별, 모집단위별 합격자들의 성적을 기준으로 올해 합격 점수를 추정하는데 기관에서 수집한 데이터와 실제 합격자의 모집단(전체 학생 정보) 간의 차이로 인하여 오차가 발생한다. 다만 수집한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 수록 그 오차가 줄어들기는 하지만 완벽하게 데이터를 수집하는 경우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그 외에 올해의 입시변화(전형 방법, 수능 각 영역별 반영비율, 가산점, 모집인원의 증감 등)의 영향력 등을 고려하여 배치점수와 종이 배치표 상의 위치를 조정하기도 하지만 이 정보의 정확성 여부는 사실 누구도 알기 어렵다. 즉 종이 배치표를 바탕으로 대학을 지원한다고 했을 때 어느 정도의 정확도로 합격률을 예측한다고 말할 수 없다. 

 

오히려 이런 기관의 정시 배치표가 수능 성적을 기준으로 대학 및 학과의 서열을 고착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단순히 전년도의 입시결과뿐만 아니라 각 대학에서 요구하는 사항이 이 종이 배치표에 반영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업체에서 B대학의 B학과의 점수를 종이 배치표 상에 250점에 위치해 놓았다고 하자. 처음에는 전년도 입시결과 및 올해의 입시변화 등을 고려하여 적절하게 배치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배치표를 배포하기 전에 각 대학들에서는 입시 기관들과 접촉하여 점수를 조율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보다 높은 점수(예 : 270점) 정도에 배치해달라고 요청을 한다. 그러면 기관에서는 다른 대학 및 학과와의 위치 등을 고려하여 배치점수를 조정하기도 한다. 이런 결과물이 바로 종이 배치표로 배포가 되는데 이런 종이 배치표는 실제 합격 점수와의 괴리가 큰 편이다. 

 

예를들면 인문계열에서 항상 종이 배치표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는 대학 및 학과는 서울대 경영이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서울대 합격자의 실제 합격자의 데이터 결과를 보면 서울대 경영이 가장 높은 학과가 아니었다. 반면 어느 대학에서도 하위권에 위치하게 되는 사학과 등의 일부학과는 실제 합격자 결과를 살펴보면 오히려 높아지는 경우가 많았다.

 

이처럼 종이 배치표는 "일반적인 사람들이 갖고 있는 고정적인 관념 상의 대학 및 학과 순위"라고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 이 자료를 보고 "00 대학이 왜 이렇게 높지?(혹은 낮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아 다른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하겠구나. 업체별로도 이런 정도의 차이가 있구나. 내가 희망하는 대학 및 학과는 이정도 수준으로 다들 예측하는데 올해의 수능 난이도, 수능 응시자 수, 대학 모집인원, 최근 선호 학과 경향성 등을 고려할 때 나는 어떻게 지원하는 것이 유리할까?"를 생각하는 기초 자료 정도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중요한 것은 "입시의 주체는 모두 각자의 이해에 따른 선택과 행동을 한다"는 것이며,

이 사항은 당장 "배치표에서부터 나타난다"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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